국내최대 혈액투석 전문의료기관, 열린의료재단
과거 우리나라 사람들은 만 60세가 되어 생일을 맞으면 환갑잔치를 열어 축하하였으나, 이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60세를 넘기다 보니 사라져가는 풍습이 되었습니다. 반세기 전 고령자는 65세 이상으로 정의하였습니다. 최근 인간 수명의 획기적 연장으로 고령 나이를 연장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으나,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아직도 65세 이상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총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7%, 14%, 20% 이상이면 각각 고령화 사회, 고령 사회, 초고령 사회로 분류합니다. 우리나라는 2000년 고령화 사회가 되었고, 금년 말에는 고령 사회에 진입하고, 2030년에는 초고령 사회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고령화 추세에 따라 투석환자도 고령을 중심으로 급속히 늘고 있습니다. 초고령
사회인 일본은 2015년 투석도입 연령 65세 이상이 69%, 투석 평균 연령 68세라고 합니다. 2016년 우리나라 투석 환자의 평균 연령은 61세이나 앞으로 일본처럼
더욱 고령화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도 혈액 투석센터에는 유지 투석 중인 고령 환자가 많습니다. 이러한 환자들은 고령 이전의 환자들 보다 더욱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여 이에 대하여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 고령과 신기능 평가
나이가 들수록 인체 모든 장기의 생리적 기능은 저하하고, 예비능력과
적응능력이 떨어집니다. 사구체여과율로 표시하는 신장 기능은 20대를
최고점으로 매년 약 1%씩 감소하여 70세 때는 정상의 거의
절반이 되고, 80대 여자는 혈청 크레아티닌치가 정상이라도 신기능은 정상의 절반 이하로 저하할 수 있습니다. 사구체여과율에 의한 신기능 평가는 수치화가 불가능한 다른 장기의 기능평가보다 훨씬 정확하고, 투석시기 판단에 매우 유용한 장점이 있습니다.
◆ 복합적인 동반 병적 상태 파악
모든 투석환자들은 전신 장기에 복합적 합병증을 동반합니다. 특히 고령 투석환자는 말기신장병의 원인 질환인 당뇨병, 고혈압과 만성콩팥병 등에 의한 합병증 외에도 심혈관질환, 심부전증, 만성폐쇄성폐질환과 연하장애,배뇨와 배변 장애 같은 노화에 따른 여러 가지 기능장애의 동반 가능성이있고, 여러 의사로부터 약물을 다중투여 받고 있는 환자가 많습니다. 그러나 환자나 보호자들은 이러한 사실을 의사에게 완전히 전달하지 않아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환자와 보호자는 사소하게 생각되는 것일지라도 모든 정보를 투석 의료진에 철저히 전달하여 투석 의사로부터 총괄적인 관리를 받아야 합니다.
◆ 약물 이상반응 예방
투석 환자는 중요 약물 배설 경로인 신장 기능의 파괴로 예기치 않은 약물 이상 반응 발생이 많습니다. 신장 외의 중요 약물 배설 기관인 간장이 고령으로 간기능 저하와 혈청 알부민 농도가 감소되면 약물 이상 반응의
가능성을 더욱 높입니다. 그러므로 의사의 처방이 없는 약물 투여를 금합니다. 약제의 용법, 약효의 이해도, 투약
시간, 약제 용기의 개봉 능력, 처방약제수와 처방변경 등을
환자의 인지능력에 따라 투약하도록 하여 투약 오류가 없도록 합니다. 의사는 최소의 약제수와 최대한 간편한
복용법으로 투여하며, 약물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도록 약물 용량을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노쇠(Frailty) 평가
노쇠는 고령에 의한 근육 감소와 동맥경화에 의한 뇌혈관장애에 의하여 발생하고,
낙상이나 넘어져서 골절이나 두부 손상을 일으키며, 인지력의 장애로 다양한 형태의 뇌기능
저하가 초래됩니다. 고령 투석환자는 말기신장병에 의한 근육량 감소, 대사성
골질환, 갑상선기능저하증, 뇌병변으로 인한 인지력 장애와
의식 장애, 전신적 쇠약, 통증 등에 의하여 보행 장애나
동작이 느려지고, 투석에 대한 우울증과 신부전에 의한 불면도 인지력 저하의 원인이 되며, 당뇨병, 고혈압, 동맥경화증으로
심혈관질환이나 뇌졸중의 발생 빈도가 높습니다. 환자는 인지기능의 저하와 정신적 문제로 자신 스스로 의사를
결정하기 어렵고, 난청, 시각장애, 인지기능의 저하를 동반하면 소통이 어렵게 됩니다. 노쇠와 말기 신장병의
임상 소견을 분리하여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이들이 겹치면 더 심한 쇠약을 보입니다.
◆ 영양 관리
고령 투석환자는 식욕부진에 의한 음식물 섭취 감소로 체내 근육을 단백질의 열량으로 소모하기 때문에 근육량이 감소하고, 노쇠가 겹치게 되면 운동능력이 더욱 감소합니다. 단백질을 비롯한
충분한 영양공급이 필요하므로 때로는 적절한 투석을 하면서 식사제한을 철폐하고, 심한 경우 비경구적 영양
보충도 고려합니다.
◆ 배설 기능 관리
고령은 빈뇨, 요실금, 야간
빈뇨, 배뇨곤란 같은 배뇨 장애나 변비, 변실금 같은 배변
장애를 흔히 동반합니다. 요실금 또는 변실금은 수치심으로 불편을 호소하지 않기도 하며, 변비 같은 경우는 원인과 달리 복통이 발생하였을 때 비로소 증상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요량이 있는 투석환자에서 감기약 같은 약물에 민감하여 요폐색을 유발하므로 주의를 요합니다.
◆ 감염과 예방
고령 투석 환자는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매우 낮고, 감염은 환자 사망의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고령자의 평소 체온은 낮고 개인차가 많으며, 투석환자
또한 체온이 낮게 측정되어 발열을 자각하지 못하거나 진통 해열제의 투약으로 발열 판단이 늦어져서 치료 개시가 늦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플루엔자와 폐렴구균에 대한 예방접종은 필수이고, 만성폐쇄성에 2차적 세균 감염, 감염성 폐렴, 흡인성
폐렴, 결핵의 재발은 치료가 필요합니다. 구강을 청결히 하며, 기동이 불가능하거나 당뇨족이 있는 환자는 욕창 치료나 예방에 최선을 다 합니다.
◆ 전인적 환자 관리
노인 투석환자는 투석요법 외에도 노쇠와 만성신장병으로 합병된 여러질환의 치료와 간호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대부분 완치가 불가능합니다. 또, 환자가 기억력 감소 같은 경도의 인지장애를 넘어서서 치매에 이르면 매우 큰 어려움을 당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고령 투석환자는 의학적 완치보다는 증상의 완화와 진행 억제로 환자의 생활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하여야
하며, 이는 질환 관리와 더불어 사회적, 가족적, 경제적 측면을 고려한 다면적이고 개별화된 환자 관리 계획이 필요합니다.